커뮤니티 로그/탐정의 속삭임(2014)
2017. 12. 11.
[무정지오/연반]신은 이 자리에 없기에
무정은 기어코 스물 다섯을 넘겨서도 숨을 쉬었고 그 사실을 스스로 견딜 수 없는 날이면 제 살을 찢었다.그때마다 손목은 제외되었다. 가장 손쉽게 닿는 곳은 가장 손쉽게 발각되는 장소니까. 만약 그녀를 모르는 일반인들이, 혹은 탐정이 그녀 손목에 남은 자살흔을 보고 "아, 이 사람은 이 세상을 저버릴 정도로 괴로웠던 적이 있구나!" 라던가 "자살할 용기가 있다면 차라리 살아갈 것이지..."라는 식의 일방적인 감상을 품는다는 것은 얼마나 역겹고 짜증나는 일인가. 그래서 무정은 제 등을, 어깨를, 혹은 무릎 아래쪽을 찢었다. 누가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본다한들 그녀 자신의 손으로 새겼으리라고는 생각 못 할 위치였다. 피는 무심하게 흘렀고 찢어진 살은 너덜거리다 진물과 함께 달라붙었다. 폭력탐정의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