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창작/혐오스런 스팬담의 일생
2018. 10. 21.
[혐스일/카쿠→장관]파반느, 연주되는 동안에.
고풍스런 무도회장이었다. 반지르르하게 닦인 나무바닥에 천장을 장식한 샹들리에, 일정한 간격으로 벽을 지탱하고 서있는 기둥들까지. 다만 창문마다 드리워진 금술 달린 보라색 커텐 때문에 바깥이 보이지 않는게 흠이라면 흠이었지만, 그것도 저편에 서있는 사람을 보면 이유를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 아무튼 뭔가에 자기 모습이 비춰지는 걸 병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이지 않았는가. 만약 여기 좀 더 세심한 사람이 있었다면, 윤기가 흐르는 바닥에도 빈틈없이 카펫을 깔려고 했겠지. 카쿠는 그렇게 하는 대신 그 사람에게 다가갔다. 또렷한 구두소리가 이어졌다. "장관. 여기서 다 보는구만.""카쿠." 이름을 부르는 소리는 기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변성기는 이미 한참 전에 지난 사람이니 당연한 일이다. "한 곡 추겠는감?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