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로그/트라우메라이 2기(2017)
2017. 12. 13.
[엔딩 로그]사라진 것이 전부는 아니므로
고향에 돌아오니 시내에서 마을로 돌아가는 버스가 멋들어진 푸른 색이 되어있었다. 반짝거리는 차에 어색하게 올라앉은 여자는 이런게 세월의 흐름이란건가, 라고 생각했다가 실소했다. 나이를 먹으면 얼마나 먹었다고 벌써부터 세월 운운이람. 하지만 여기를 떠나기 전 이 버스는 촌스러운 노랑이었고 자신에게 어깨 부상 같은건 없었다. 그녀는 다시 홧홧하게 타오르는 가슴을 애써 외면하며 이어폰을 귀에 끼웠다. 플레이 리스트가 절반 정도 지났을 무렵 버스는 익숙한 이름의 정류장 앞에서 정차했다. 자신 말고도 장을 본 바구니나 덜 짠 목도리가 담긴 종이가방, 두꺼운 서류가방을 든 승객들이 줄줄이 내린 정류장은 퍽 한산했다. 그녀는 가방을 추스리곤 마을로 들어가는 길을 걸었다. 예전의 구멍가게가 약국으로, 예전의 빵집이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