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창작/2차 + 자캐
2017. 12. 29.
[fate/zero]마토우 가에 또 다른 마술회로가 존재했을 경우
나는 본디 이 세계의 인간이 아니다. 그러면 원래는 어디의 존재였을까? 그런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 뇌리의 접시에는 먹기를 망설이다 결국 쉬어빠진 케이크마냥 기분나쁜 윤곽과 질척거림만이 들러붙어있을 뿐이다. 그래도 어거지로 쑤셔보자면 아마도 어딘가의 자식이었던 듯하고, 누군가의 소중한 사람이었던 기분도 들고, 무언가 즐거운 일도 슬픈 일도 있었던 듯한 기분이 들지만, 그와 동시에 이것이 내가 멋대로 꾸며낸 허상일지도 모른다는 의혹도 같이 고개를 쳐든다. 그렇게 되면 과거로 향하던 기억의 추적은 방향을 틀어 현재의 내 심장을 물어뜯고, 질투와 증오는 지옥불처럼 지글지글 타오르며 얼마 남지않은 이성을 야금야금 갉아먹는다. 어째서, 하필, 왜, 같은 후회와 의문의 어두로 이 들끓는 감정을 끄집어내는 것은 헛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