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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창작/2차 + 자캐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학원도시 6위의 목격담을 모집합니다

Q:학원도시의 6위에 대해서 알고계십니까?




A(학원도시의 저지먼트 S양):


6위? 꽤나 기묘한 질문이네요. 당신, 혹시 우리 학교의 여왕님(멘탈 아웃)의 순위를 착각한건 아닌가요? 그 사람은 5위에요.


그리고 저의 소중하고도 사랑스러운 언니(레일건)은 무려무려 3위랍니다! 정말 멋지지 않나요? 물론 제 마음 속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지지않는 1위랍니다!! 아아, 언-니- 쿠로코는 언니의 늠름한 모습을 상상하면 언제나 가슴이 두근두근(이하, 찬양론이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컷트) 




A(학원도시의 저지먼트 K씨):


이봐, 쿠로코. 왜 혼자서 폭주하고 있는거야? …응? 당신은 뭐야? 학원도시의 6위? 글쎄, 나는 잘 모르겠는걸. 잘 모르는 레벨 5에게 신경쓰기에는 레벨 4이하의 녀석들이 일으키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만으로도 이미 벅차서 말야. 다른 저지먼트들도 사정은 비슷하지 않을까? 내 생각을 말해보자면 6위에 대한 정보라면 교사들이 더 잘 알 것 같으니 그쪽으로 가봐.




A(학원도시의 안티스킬 Y씨):


6위~? 난 그런거 깊게 신경쓰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 1위라면 그럭저럭 알고있지만 말야. 뭐, 6위라고는 해도 정점의 일곱명 중 하나니까 1위보다는 못하더라도 제법 강한 녀석이라는 거겠지?  아, 그러고보니 코모에라면 알지도 모르겠는걸…. 어ㅡ이, 츠쿠요미 선생!!




A(학원도시의 교사? T씨):


네ㅡ에, 무슨 일이신가요? 에, 학원도시의 6위라구요? 그 사람에 대해서는 저도 아는게 없어요. 6위를 제외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이명과 그 소문은 숱하게 들었지만 말이에요. …그러고보면 이상하네요. 학원도시의 정점이라 불리는 레벨 5 중 한 명인데 항간에 떠돌아다니는 소문조차 없다니….  저기, 리포터씨는 혹시 뭔가 건진게 없으신가요? 




A(학원도시의 학생 T군):


에? 6위? 그런건 몰라. 내가 아는 레벨 5는 한 명밖에 없고, 그 한 명만 알고있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근데 당신, 설마하니 학원도시를 도보로 이동하는거야? 근성도 좋네. 나같으면 당장에 차를 하나… …아니, 아무것도 아냐. 그럼 용무가 있어서 이만 실례!




A(학원도시의 학생 K군):


6위? 으음, 찌릿찌릿씨는 분명 3위였고, 그 하얀녀석은 1위… 그 외에는 모르겠는걸? 난 그런쪽에 그렇게 깊게 신경쓰는 타입이 아니라서 말야. …그보다 카미조씨는 지금 당장 식료품을 구하러 달려가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이라는걸 기억했으므로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수고하라구요 리포터씨!




A(학원도시의 학생?):


으으… 배고파… 토우마는 잠깐 기다리라고 해놓고선 어디로 사라진거야아… 만나면 당장 머리뼈를(이하 자체검열)




=




"하아… 불행하다…."




카미조 토우마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마트 한구석에서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있었다. 집안에 식료품이 떨어진 시간이 마침 마트의 떨이 세일 시간과 아슬아슬하게 맞물려 서둘러 지갑을 들고 뛰쳐나온 것까진 좋았지만 막상 지갑을 확인해보니 돈이 들어있지 않았고 황급히 카드에서 돈을 인출하려하자 약속이라도 한듯이 기계가 카드를 깔끔하게 먹어버렸다. 결국 근처의 점원을 불러 카드를 꺼내기는 했지만 하필 그가 신입이었던 탓에 둘이서 우왕좌왕하는 사이 떨이 세일 품목이었던 고기전골세트는 모조리 매진. 게다가 간신히 꺼낸 카드의 잔고는 도저히 한끼 식사용 식료품을 살만한 금액이 아니었다. 이래서야 목숨을 걸고 뛰쳐나온 보람이 없다. 




"이대로 돌아가면 분명 나의 머리뼈는 와그작와그작☆"




발랄하게 말해봐도 그저 암울할 따름이다. 자리에 쭈그려앉은 채 계산대에서 물품을 계산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카미조는 이상하게도 너무나 즐거워보이는 그들의 표정에 한숨을 내쉬었다. 바코드가 찍히는 소리가 오늘따라 그렇게 경쾌하게 들릴 수가 없었다. 아니, 카미조에게 있어 이것은 이미 화음이다. 아마 저들은 자신처럼 배를 곯는다거나 머리를 물어뜯기는 일 없이 먹고싶은 것을 맘껏 먹으면서 밝고 명랑한 생활을 하고있겠지….




"우우, 어쩐지 눈에 습기가… 여긴 습하구나."




습도를 완벽하게 유지하고있는 마트의 가습기능이 들었다간 왕복 싸다귀를 맞아도 할말없을 대사를 중얼거리며 눈을 비비던 토우마의 시야에 어떤 소녀의 모습이 들어오게 된 것은 그때였다. 




"…어라?"




토우마는 일단 눈을 다시 한번 비비고 소녀를 집중해서 보았다.




외모는 단정하다. 입고있는 것은 아마도 교복일 것이다.


이미지로 따지자면 어딘가에나 있을 법한 도서위원이라는 느낌.


손에 들고있는 것도 포테토칩에 탄산음료라는 지극히 평범한 조합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비정상적일 정도로 특이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당연하다는 것처럼ㅡ 


계산조차 하지 않은 음료를 마시고 있었으니까.




심하게 목이 마른 상황이라 할지라도 계산을 마치지 않은 물품에 손을 대는 것은 지극히 곤란할텐데. 게다가 한 술 더 떠 과자도 포장을 뜯어내어 내용물을 집어먹고있다. 이건 더 이상 "목이 마른데 줄이 너무 길어서 견디지 못했어요☆"수준의 행동이 아니다.




하지만 더더욱 이상한 것은 주변사람들의 반응이었다. 일단 앞뒤로 서있는 손님들은 그렇다치더라도 그녀의 모습이 빤히 보이는 위치의 계산대에 있는 직원이나 멀리서 경비를 서고있는 직원 중 그 누구도 소녀의 행위를 수상히 여기지 않는다. 아무리 봐도 폭거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 이단행동을 이렇게까지 방치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상하다. 이 마트의 지배인과 뭔가 연줄이 있는건 아닐까 싶지만, 그렇다고해서 저렇게 당당하게 먹을 수가 있을까?




카미조가 혼란에 빠진 사이, 소녀는 계산대에서 대기하는 줄을 흘끗 쳐다보고는 대담하게 방향을 꺽어 양옆으로 직원들이 서있는 출입구로 당당하게 빠져나왔다. 여기에서도 직원이 소녀를 제지하는 일은 없었다. 아니, 아예 처음부터 보이지도 않는다는 듯한 태도다. 고작해야 소녀가 지나간 다음 왼편에 서있던 점원이 잠깐 코를 긁었을 뿐이다.




"대체… 뭐지?"




유령…은 아닐 것이다. 카미조 토우마에게는 이능을 지우는 힘이 있긴 하지만 그것이 유령과 같은 영혼적 존재를 보여주지는 않고, 또 설사 그가 심령능력을 얻었다 할지라도 -여태까지의 생활중에서 대체 어디에 그럴 연유가 있었는지는 의문이지만- 태연히 마트의 포테토칩을 집어먹으면서 탄산수를 마시는 무전취식을 저지르는 유령따윈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존재하지 않으리라고 믿고싶다. 그렇지 않으면  간식을 먹는 유령을 쳐다보며 산 채로 배를 쫄쫄 굶고있는 자신이 상대적으로 비참하게 느껴져버리니까.




그렇다면 역시….


사람, 인걸까.




ㅡ거기까지 생각이 닿았을 때, 카미조 토우마는 이미 마트를 나서 조금 전에 보았던 소녀의 뒷모습을 쫓고있었다. 그녀에게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가게의 물건을 멋대로 빼먹는다는건 그쪽에게도 곤란할 뿐더러 소녀에게도 좋은 처치는 되지 못한다. 때마침 소녀가 가게 정문의 벤치에 앉아 쉬고있는 모습이 보였기에, 카미조는 그 베짱에 형용키 어려운 감정을 느끼며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다가가 주변 사람들에게는 들리지 않을 정도로 목소리를 낮추어 말을 걸었다.




"저기ㅡ 아까 마트에서 계산도 안하고 나왔지?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계산은 하고 먹는 편이 좋지않을까ㅡ?"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목소리가 귀에 닿자마자 전기충격이라도 먹은 것처럼 벌떡 몸을 일으킨 소녀는 우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카미조를 돌아본 다음 단정한 얼굴에 누구라도 쉽게 눈치챌 수 있는 적의를 드러내며 미간을 찌푸렸다. 첫인상과는 완전히 다른 태도에 당황한 카미조가 뒤로 물러서는 것과 동시에, 소녀가 거칠게 말했다.




"뭐야, 네놈? …내가 보이는거냐?"


"보, 보이느냐니- 그런 말을 한다는건 역시 영혼이나 유령계셨습니까?! 카미조씨가 대체 언제 영능력에 눈을 뜬건지 모르겠지만 부디 극락왕생 하시길 빕니다!!"


"…이거 바보아냐? 이딴 놈에게 간파당하다니 수치스럽기 그지없군. 죽어야겠어."


"?! 모, 목숨은 하나뿐이니 소중히 해야죠! …아니, 이미 한번 죽었긴하지만…."


"멍청이. 죽는건 네놈쪽이야. ……………흠?"




카미조를 뚫어지게 노려보던 소녀의 한쪽 눈썹이 치켜올라간다. 상상 외의 전개에 식은땀을 흘리던 카미조가 다시 한번 경직되고, 잠시 뒤 짧게 혀를 찬 소녀는 손에 든 포테토칩과 탄산수를 움켜쥔 채 그대로 빙글 뒤로 돌아ㅡ




ㅡ카미조의 옆구리를 돌려차기로 걷어차버렸다.




"커헉?!"




완벽한 불의의 습격에 미처 대처하지 못한 카미조의 몸이 마트의 벽쪽으로 날아가 부딪친다.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고통에 숨을 컥컥대는 카미조의 저편에서, 불쾌하다는 감정이 가득 실린 목소리가 경고를 남겼다.




"요상한 놈. 또 나를 네놈의 눈에 띄게하지마라. 구역질이 나니까." 


"그ㅡ 그게, 무슨…."




소녀는 카미조가 채 말을 잇기도 전에 사라졌다. 


고통의 여운은 끈질길 정도로 오랫동안 남아있었다.




=




엑셀러레이터가 돌아왔을 때, 그녀는 이미 너덜너덜하기 짝이 없는 소파에 앉아 콜라를 홀짝이고 있었다. 발치에는 속이 완전히 비어버린 감자칩 봉지가 두어개. 엑셀러레이터는 미간을 좁히고는 불청객을 향해 툭하니 내뱉었다.




"나가."


"캔커피 40캔."


"웃기시네, 50."


"염병, 45."


"죽을래? 48."


"미친거 아냐? 46."


"내가 할 말이다. 47."


"콜."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발치의 종이상자를 엑셀쪽으로 걷어찼다. 한 박스 기준으로 50개가 들어가있는 캔커피박스에서 둔중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안의 내용물이 가득 차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늘 이런 식이기에 이런저런 말을 덧붙이기도 귀찮아진 엑셀러레이터는 박스뚜껑을 되는대로 잡아뜯어 캔을 하나 꺼내들었다. 온도는 미적지근했지만 그는 그런걸 따지는 타입은 아니었다. 그녀가 포테토칩과 탄산수라면 일단 입에 넣고보는 것처럼.




"그러고보니."


"뭐야?"


"오늘 어떤 빌어먹을 놈이 날 봤어. 기분 더럽게."


"하! 너도 이제 끝났구만. 고물같으니."


"지랄하네. 자기도 끝난 주제에."




엑셀은 말없이 발을 들어 그녀의 허벅지를 걷어찼다.


내용물이 반쯤 들어찬 페트병이 엑셀의 배에 부딪쳤다.




"비실한 팔로 때려봤자 하나도 안 아프거든?"


"네 공격은 어디 아픈줄 아시나 봐요?"




목을 물어뜯을 기세로 이빨을 드러낸 채 웃는다.


그 숨막히는 상황을 먼저 깨버린 것은 엑셀쪽이었다.




"…됐다, 피곤하니까 잘래."


"아휴, 엑셀군은 새나라의 어린이네~."


"멋대로 떠들어라, 아웃."




불친절하게 내뱉은 뒤, 엑셀은 근처의 모포를 대충 뒤집어쓴 다음 아무렇게나 잠들었다.


아웃이라 불린 소녀는 흥미를 잃은 눈으로 감자칩을 우물거리고는 또 하나의 빈 봉지를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다음 날 아침에 엑셀이 눈을 떴을 무렵에는 감자칩도 페트병도 아웃도 모두 사라져있었다.


남은 자취가 타인에게 인식되는 것조차 거부하는 그녀의 성격다운 뒷처리였다.




=====




이름 : 아웃OUT. 본명은 잊어버린 모양이다.




소속 : 키리가오카 여학원(학년성적 비공식 1위)




능력 : 인식거부(Keep Out)




1위인 엑셀러레이터의 벡터변환능력이 '반사'라면 그녀의 능력은 '거부'.


사람의 접근은 물론 전자적인 기록이나 물리적 타격, 그녀의 행동에 대한 인식마저도 '거부'한다.


6위에 대한 사항이 없는 것은 그녀의 능력이 타인의 접근을 완전히 '거부'하고 있기 때문.


극단적인 예를 들어 그녀가 학원도시 내를 알몸으로 횡보해도 능력이 발동되고있는 이상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한다.


궁극적인 스텔스/클로킹 능력자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카미조 토우마에게 걸리면 그딴거 없다




기타 : 타인과의 정신적 교류를 끔찍하게 여긴다. 두려워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귀찮은 것인지….


단정한 외모에 비해서 상당히, 아니 굉장히 입이 거칠다. 능력이 아니어도 자체 필드를 형성했을 타입.


다만 예외적으로 엑셀러레이터와는 이놈저놈하면서 퍽퍽대는 교류(?)를 나눈다(둘 다 반사/거부해서 아무 의미가 없지만).


학원도시의 탐지기계가 자신을 레벨6로 인식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견이 있지만, 단지 그것뿐.


주된 영양소 보급원은 감자칩과 콜라. 칼로리 제로 탄산수와 고구마칩은 이단 취급한다.






덧붙이자면, 인식금지와 인식거부사이에서 엄청나게 고민했습니다.


원래는 거부반응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