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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ol Maery_惡夢1109

 

그날 새벽 2시 40분에 저를 잠에서 깨우고는 그걸로도 모자라 새벽 4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한 악몽.

아마도, 그녀의 이름은 메어리였을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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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그녀를 보고있다.

 

그녀는 뉴스리포터다. 그녀는 동료들과 함께 메마른 지역에서 무언가를 찍을 준비를 하고이다. 그러던 도중 그녀가 동료 중 한명인 알렉스를 끌어당긴다. 카메라가 잠깐 흔들리고 아슬아슬하게 거대한 트럭이 그들의 곁을 지나쳐간다. 그녀는 어처구니 엇다는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그로인한 피해는 없다. 그녀들은 무언가를 말하면서 카메라를 돌린다. 트럭이 지나간 방향을 따라 서서히 피난행렬이 생겨난다. 그들은 이것을 찍으려고 했던 것일까. 행렬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이어진다. 그녀는 방송차량을 타고 느릿느릿이동하면서 작은 아이들에게 무어라 말을 건다. 아이들은 대답을 하는지 안하는지 모르겠다.

 

(…익사할때 폐에 물이 차는 소리가 들려…)

 

행렬은 계속된다. 그때 무언가가 이상해진다. 모래로 뒤덮여있는 길이 조금씩 조금씩 출렁거리기 시작한다. 당신은 그것이 무언가 불길한 것의 전조임을 깨닫는다. 하지만 아직 그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그녀도 아무것도 모른다. 아이들도 아무것도 모른다. 뭔가를 직감하고 있는 것은 가슴이 울렁이고 있는 당신뿐이다. 그들은 흙탕물처럼 변한 모랫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묵묵히 걸어가고 있었다.

 

갑자기 그들 사이를 지나쳐가던 트럭 한 대가 모래길에 그대로 빠져든다. 비명은 들리지 않는다. 다만 삼켜졌을 뿐이다. 그러나 그 모습을 본 사람들 사이에서 비명이 전염되기 시작한다. 놀란 것은 그녀도 마찬가지다. 행렬이 흐트려지려 하지만 기묘하게 변한 길은 그들은 놓아주지 않는다. 거대한 파도같은 것이 몰아닥친다. 행렬이 뒤집히고 사람들이 순간적으로 시야에서 사라진다. 당신은 이것이 끝인가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니다. 파도에서 일어난 모래먼지를 뒤집어쓴 행렬의 일부분이 되살아나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그녀도 아직은 살아있다. 당신은 더 나쁜 상황이 벌어질 것임을 직감한다. 그녀는 가까스로 살아남은 아이들을 보듬고있다. 사실은 자기가 위로받고싶은 건지도 모른다.

 

거기서 더욱 거대한 파도가 그들을 덮친다. 부연 물안개가 일어나고 당신은 그 속에 뒤섞인 사람들의 비명소리를 듣는다. 당신에게는 아무런 피해가 없지만 시야가 차단되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당신은 이것이 그녀의 최후인가 생각하려고 한다. 부글부글 뒤섞인 황톳물은 진정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당신은 그저 시야가 확보되기만을 기다린다.

 

갑자기 시야에 파란색이 섞여든다. 하얀 물안개 사이로 바닷물이 보인다. 거기서 당신은 푸른 바다를 가로지르며 무어라고 소리치는 그녀를 본다. 그녀는 도와달라고 외치고있다. 품 안에는 아이가 하나 안겨져있다. 아니, 그것은 단순히 그녀의 부러진 양팔이 사람의 형체처럼 보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당신은 그녀의 뒷쪽에서 모든 것을 내려다본다. 그녀의 필사적인 외침에 대답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모두 조금 전의 그 파도에 휩쓸려 죽어버렸다. 홀로 남은 그녀가 구원을 갈구하는 목소리는 안타까울 정도다. 하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당신도 그녀를 도와줄 수 없다. 이것이 그녀의 끝인가?

 

(…마지막에 남은 부분이 있지만, 그걸 볼겁니까…?)

 

당신은 눈을 돌리지 않는 것을 택했다.

 

시점이 바뀐다. 당신은 처음으로 그녀의 얼굴을 마주한다. 최악의 공포로 일그러져 최대한의 절규를 뱉어내고 있는 얼굴은 섬뜩하다. 당신은 몸이 차갑게 식는 것을 느낀다. 그녀의 뒤에는 상어가 입을 벌리고있다. 당신은 처음부터 느꼈던 그녀의 최후가 여기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녀는 상어의 공격을 받으면서 비명을 지르고있다. 당신은 이번에야말로 눈을 감아버린다. 유리가 잡아뜯기는 소리가 나고 감겨있는 당신의 눈꺼풀 안쪽에서 손가락을 타고 흘러내리는 피의 이미지가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녀는 이제 끝났다. 이제 두려움에 떨고있는 당신이 눈을 뜨면…

 

그녀가 당신을 보고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