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창작/기타
2017. 12. 20.
[이영싫/백모래나가]만약에 나가가 진眞나이프였다면
"나가, 붕대 매줘." 백모래가 그 말을 꺼냈을 때 나가는 이제 슬슬 집에 갈 무렵임을 알았다. 몸으로 느껴지던 체감시간은 아직 학교에서 돌아온지 삼십 분도 안 지났을 거라고 항의하고 있었지만 백모래의 고양이들과 뒤엉켜 놀고 있노라면 매번 이렇게 시간관념이 모호해지게 마련이었고, 뭣보다 백모래가 저런 부탁을 하는 것은 하루에 딱 한번 뿐이었다. 전날에도 그랬고, 전전날에도 그랬듯이. 이따금 나가가 일이 생겨 백모래를 만나러 오지 못했을 경우 그 다음날에 이틀 묵은 붕대에서 먼지냄새가 난다고 타박하며 오자마자 한번, 가기 전에 한번씩 갈게 할 때도 있었지만, 그것은 정말로 드문 경우였다. 진찌 나이프의 일원인 나가는 정말 성실하게 아지트를 찾아왔으니까. "알겠습니다." 자신의 볼을 열심히 핥아주는 고양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