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로그/EWIG(2015) 커뮤니티 로그/EWIG(2015) 2017. 12. 12. [시몬아술]214일.... 로그.... 아술라는 정전을 겪은 적이 있다. 굵은 빗줄기가 연신 창문을 두드리고 번쩍이는 번개의 잔상이 망막에서 채 사라지기도 전에 천둥이 요란하게 으르렁거리던 날이었다. 툭, 하는 소리와 함께 끊어진 전기는 순식간에 빛을 앗아갔고 책상에 앉아 문제집을 풀고있던 아술라는 삽시간에 자신을 둘러싼 암흑에 당혹하며 고개를 들었다. 손으로 벽을 더듬어가며 도착한 창문 바깥도 어두컴컴한 걸 보아하니 자취방 뿐만 아니라 이 일대 전체에 정전이 찾아온 모양이었다. 쉴 새 없이 유리창을 내리긋는 빗줄기 너머로 보이는 어두컴컴한 거리는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유리창에 한 손을 얹은 채 검은 풍경을 바라보던 아술라는 이내 창가쪽 벽에 등을 돌리고 기대앉았다. 촛불이나 손전등과 같은 단어들이 잠시 머릿 속을 떠돌았지만 이사온 지 얼마.. 커뮤니티 로그/EWIG(2015) 2017. 12. 12. ...... 짐승에 대한 이야기를 해봅시다.당신도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부모는 없습니다.사라졌습니다. 친구는 없습니다.타죽었습니다. 은인은 있었습니다.죽었습니다. 또 다른 은인이 있습니다.아직 죽지 않은 그를 따르고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입니다.짐승은 왜 그를 따르고 있는 것일까요. ...정답은, 그 짐승이 겁쟁이이기 때문입니다. 세상 모르고 날뛰던 짐승이 그날 약간의 용기만 냈더라면 친구를 구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설령 친구를 구하지 못했더라도 그 죄를 스스로 지고갈 수 있었겠죠.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용기를 내지 못하고 혼자만 살아남으려고 도망쳤습니다. 그리고 자기만 살아남았다는 사실에서 눈을 돌리려고 했습니다. 그때가 짐승의 나이 열 네살. 아직 어렸기 때문이라 하고 넘어가볼까요? 3년의 시..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