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창작/언라이트
2017. 12. 20.
[그룬왈드]데드 엔드 스타트
『죽음은 평온을 가져다준다』 그 명제에 대해서 의문을 가진 적은 없었다. 그 누구라도 한번 호흡이 멈추면 그것으로 끝. 이따금 뼈에 맺힌 원한이라느니 죽어서도 저주해주겠다느니 하는 말을 남기고 굉장한 얼굴이 되어 숨을 거둔 자들도 있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죽음이 가져다주는 평온을 스스로 거부한 결과일 뿐이다. 말하자면 존중은 해줄 지 언정 동정이나 연민은 필요 없는 자유 의지이자 자업자득. 따라서 한 평생 보고 들은 원망과 저주가 대부분 자신을 향한 것이라 해도, 그는 언젠가 누군가의 검 끝에서 자신의 평온한 죽음이 찾아오리라는 것을 의심치 않았다. …의심치 않았었지만. “당신은 이미 죽었습니다.” 소년은 참으로 깔끔하게 선언했다. 추락과 부유, 압박과 융해의 미로에서 눈을 뜬 직후였다고는 하나 수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