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로그/제왕의 별 3기(2017)
2017. 12. 12.
[17세]겨울, 섬, 바닷가에서
겨울이 오지 않은 적은 없다. 따라서 겨울 준비도 매년 해야했다. 양털로 만들어진 포곤한 겨울 이불, 두툼한 재질의 옷과 부드러운 발깔개. 널직한 카펫으로는 거실 바닥을 장식하고, 먼지를 털어낸 난로 옆에는 못 쓰게 된 나무조각이나 장작을 차곡차곡 쌓아둔다. 소파에는 직물로 짠 등받이 장식, 의자에는 푹신한 쿠션을 깔아둔 뒤 창문마다 바람막이용 커튼을 쳐두고 허리를 피면 피부에 닿는 바람이 어느새 서늘해져 있었다. 하지만 이 섬에서는 뺨을 스치는 한기가 고향보다 더 하다. 헤마르는 두꺼운 옷 위로 둘둘 말아놓은 목도리에 턱을 푹 파묻곤 연신 숨을 들이내쉬었다. 코까지 뒤덮은 직물 사이에서 희미하게 바다 냄새가 흘러들었다. 거기서 몇 걸음을 더 옮겨보면, 고향의 것과 비슷한 박자로 파도치는 타지의 푸른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