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월 모일 모시.
유메미나가 저택의 다리 서쪽.
타무라 후쿠타로와 스미츠 요시타카를 발견.
"…안녕하세요, 타무라씨. 그리고 요시타카씨."
"아, 안녕하세요 쿠로이츠씨."
처음에는 이쪽으로 이사를 오려는건가 생각했지만, 오답.
타무라는 그냥 단순히 백아의 숲에 가고있었던 모양이다. (요시타카는 그 안내역.)
중생대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장소의 풍경을 꼭 한번 그려보려는 심산인 모양이다.
그러고보면 처음 만났을 때에도 한손에 그림도구를 들고 있었지.
"그림이라, 부럽네요. 나는 명암이라던가 구도에 약해서 레벨이 언제나 초등학생이에요."
"아하하, 하지만 쿠로이츠씨는 대신에 글을 잘 쓰시잖아요?"
"글쎄, 어떨까요ㅡ"
…이 화제는 내가 말하기에는 좀 부끄럽다.
다른 이야기를 하고싶어졌을 때, 타이밍 좋게 타무라씨가 다른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쿠로이츠씨는 여기서 사시는 건가요?"
"네, 정확히는 서쪽의 '히로이리나가 저택'쪽에."
내친 김에 유메미나가 저택의 구조를 가볍게 설명해주기로 했다.
본래라면 관리인쯤 되는 사람이 말하면 좋겠지만 루이는 지금 요시타카씨의 모자에 정신이 팔려있으니 상관없겠지.
"동쪽의 건물이 '히노데나가 저택.' 그리고 지금 타무라씨가 건너온 다리에서 보이는 건물이 찻집 '유메미 저택'.
이 세 건물을 전부 합쳐서 '유메미나가 저택'이라고 부르죠."
"하아… 그렇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타무라씨는 여기의 주거민이 아니니까요."
그런 얘기를 계속하고 있자니 요시타카가 루이의 뿔을 붙잡고 밀어내는 모습이 보였다.
한번 발동이 걸렸을 때의 루이는 진짜 귀찮으니까 이해.
그대로 저택을 빠져나가는 요시타카와 그 뒤를 따라가려는 타무라씨를 보다가, 말해줄 것이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타무라씨. 요즘 뭘 드시나요?"
"네?"
"전 요즘 날붙이를 먹습니다. 검이라던가 도끼라던가 단도라던가 나이프라던가 말이죠."
"날붙이… 베, 베이진 않나요?"
"안 베여요. 그보다 말이죠, 이런 식으로 날붙이가 계속 먹힐 때에는 주변에 뭔가 안좋은 일이 일어나요."
"안 좋은… 일?"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조심해요."
거기서 먼저 앞서 나간 요시타카씨가 이쪽을 보면서 뭐라고 외치는 바람에 대화가 끊어져버렸다.
뭐 일단 이렇게 말을 했지만 이걸로 안 좋은 일이 예방될리는 없겠지.
최대한으로 봐줘도 기껏 주변 사람들의 경계심을 조금 높이는 정도?
"…기왕에 겹치는 거라면 좀 더 예지력 있는 게 좋았을 텐데."
그럼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었을런지도 모르는데.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자니 마당을 쓸고 있던 관리인이 어느샌가 곁에 다가와 있었다.
…들었을까, 방금 그 말.
"저기, 저는 지금의 쿠로이츠씨도 좋다고 생각해요멍!"
"…그래, 고마워."
역시 들었구나….
본심이라고는 해도 너무 유치한 소리였다. 스스로의 탐욕에 부끄러워하면서 반성하자.
대소환의 날에 비참하게 죽어간 이들에 비하면, 대소환의 날 이후로도 살아있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다.
자신에게 겹쳐진 '쇠를 먹는 자(불가사리)'가 온화한 존재였다는 것에 대해서 감사하자.
그리고 자신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있는 힘껏 해내자.
그럼, 우선은-
"부지런히 무기를 먹어둘까나."
나는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나이프를 삼켰다.
…아아, 살찌겠네, 살찌겠어.
=
그리고 시간이 지난 모월 모일 모시.
유메미나가 저택 다리 동편.
거대한 머리카락의 결집체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전라의 여자 발견.
"…그 '식욕'은 이걸 의미했던 걸까나?"
한숨 쉬고, 교쿠토라던가 요시타카라던가 타무라씨가 있는 아시아라이 저택 쪽을 바라본다.
…저쪽에는 별일 없으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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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우츠쿠시나가히메 이전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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