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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창작/2차 + 자캐

[아시아라이 저택의 주민들]아시아라이 저택의 손님

오늘 미술용품을 사러 나갔다 들어오는 길에 저택 앞을 서성이는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슬쩍 말을 걸어봤더니 상대방이 예상치 못하게 굉장히 깜짝 놀라버리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놀래킨 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과했더니 오히려 사과받아버려서 조금 복잡한 상황이 되어버렸어요. 중간에 코마씨가 말을 걸어주지 않았더라면 영원히 계속 사과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어라, 쿠로이츠씨 오랫만이에요 냥-"

"코마씨 안녕."

"어라? 코마씨랑 아는 사람인가요?"

"교쿠토씨의 친구분이에요냥-"

"헤에-"


들어보니 교쿠토씨와 같은 출판사에서 활동하는 작가라고 합니다. 오늘은 마감이 끝나고 한가해진 김에 찾아왔다나요. 교쿠토라면 언제나처럼 방에서 원고중이거나 거실에서 요시타카와 얘기중일테니 안쪽까지 동행하기로 했습니다.


"교쿠토, 손님입니다-"

"응ㅡ? 어라, 쿠로이츠잖아."

"오랫만, 래빗 모치…."

"그걸로 부르지 말라고 했지ㅡ!!!!"


교쿠토가 컵을 날렸지만 쿠로이츠씨는 가볍게 잡아버렸습니다. 손에서 쩡! 하는 소리가 났지만 아마도 착각이겠죠? 그보다 쿠로이츠씨가 말한게 뭔가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작가활동 초기때 편집부에서 정해준 펜네임이라는군요. 그걸 알고있으면서도 태연하게 부른다는 건 사이가 꽤나 좋다는 뜻이겠죠. 달리 할일도 없었으니까 저도 담소에 참여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쿠로이츠씨는 어떤 작품을 쓰시나요?

"…호러라던가, 괴담이라던가, 스릴러물."

"별난 녀석이라니까. 대소환이 일어났는데도 이 녀석의 작품을 꼬박꼬박 챙겨보는 녀석들도 별종이지만 말야."


제가 보기에는 에로소설을 쓰는 교쿠토도 만만찮지만 그런 것을 말했다간 얻어맞겠죠.


"…에로든 호러든 독자의 본능적인 부분을 자극하는건 똑같아."

"네네, 알아모시죠-"


이후로도 아무 의미없는 잡담을 나눴습니다. 쿠로이츠씨는 이 저택의 주민들과 약간 면식이 있는 모양인지 대화 중간중간에 아지노씨가 끼어들거나 센이 인사를 하러오거나 했습니다. 들어보니 두 사람이 아직 살아있을 때 3호실에 잠시 묵었던 적이 있다는 모양입니다. 지금은 유메미나가 저택쪽에 신세를 지고있다나요. 아시아라이 저택도 나쁘지 않은데 어째서 이사를 갔는지를 물어봤더니…


"작가 두명이 같은 장소에 있으면 편집부가 편하잖아."


…라고 합니다.


거기다 두 사람의 마감이 다르기라도 하면 자기가 마감이 아닌데 편집부가 찾아와서 견디기 싫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쿠로이츠씨는 작업중에 누군가에게 방해받는 것을 심각하게 싫어하는 모양이에요. 들어보니 전에 후타츠이와 마미가 작업 도중에 장난을 걸어왔을 때에는 그녀를 무의식적으로 반쯤 죽일 뻔했다고 합니다. 


"마미는 그러고나서 요시타카에게 장난을 걸었다가 또 죽을 뻔했죠."

"헤에…."


몰랐던 이야기입니다. 거기에서부터 시작해 여러가지를 이야기 하다보니 어느샌가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더군요. 슬슬 배가 고파질 시간이라 저녁권유를 하려는 사이에 쿠로이츠씨가 손에 들고있던 가방에서 쇠로 된 숟가락과 젓가락을 꺼내들었습니다. 급식수저 지참?! 처음부터 저녁을 먹고 갈 생각으로 찾아온 건가?하고 생각하고 있자니 그대로 <b>숟가락과 젓가락을 삼켜버리더군요.</b>


"에… 어?!"

"아, 그러고보니 타무라는 모르겠네. 쿠로이츠는 말야, 음식 대신에 쇠를 먹어."

"덕분에 기본 내구력이 올라가서 다치지도 않고 늙지도 않는답니다."

"그리고 몸무게도 올라가지."

"죽어, 래빗 모치즈키."

"그 이름으로 부르지 말라니까ㅡ!!!!"


교쿠토가 또 폭발했습니다. 그런가요, 그러고보니 맨 처음 손에서 났던 부자연스러운 '쩡'하는 소리도 몸의 단단함 때문에 났던 거군요. 주식이 쇠라면 맛은 제대로 느낄 수는 있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


저녁 무렵이 되었을 때 쿠로이츠씨가 돌아간다고 해서, 센과의 카드게임에 열을 내고있는 교쿠토 대신 일단 제가 배웅해주기로 했습니다. 쿠로이츠씨는 자기도 헌터니 밤길 걱정은 없다고 했지만 그렇다고해서 그냥 혼자 보내기도 뭣하니까요. 그래서 시시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걸어가고있자니 갑자기 쿠로이츠씨로부터 질문을 받았습니다.


"타무라씨가 보기에, 저는 요괴처럼 보이나요?"

"네? …으음…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 봤을땐 인간같다고 생각했어요."

"인간같다, 라…."


…뭔가를 잘못 말했을까요?


"타무라씨. 저, 실은 인간이었습니다."

"…………에엣?!"


깜짝 놀랐습니다. 교쿠토와 친구를 할 정도라면 틀림없이 요괴라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잘 생각해보니 '이었다'라는 과거형으로 말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단은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날, 대소환의 날에 '무언가'와 같은 몸이 되버렸습니다."

"…그래서, 「쇠」만을 먹게 된 겁니까?"

"네. 찾아보니 불가살(不可殺)이라는 요괴더군요. 저는 그냥 불가사리라고 부릅니다."


그날 이후로 평범한 음식은 먹어도 토해버리고 오직 쇠로 된 것만을 먹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처음엔 무지막지하게 괴로웠지만 점점 익숙해졌더니 오히려 식비에 돈이 많이 나가지 않게되서 금전상으로는 훨씬 좋아졌데요. 하지만 익숙해지기 전의 기간은 분명 많이 괴로웠겠죠.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쿠로이츠씨가 웃었습니다.


"타무라씨도 '겹친 사람(아 바오 아 쿠)'이죠?"

"………어떻게?"

"처음 봤을 때 감으로 알았어요. 어라, 비슷한데-하고."


쿠로이츠씨는 그렇게 말하고는 저에게로 손을 내밀었습니다.


"같은 처지끼리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타무라씨."

"아… 저야말로."


쿠로이츠씨의 손은 쇠처럼 단단했고-

그리고 밤의 어둠과 같은 온도를 띄고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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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름:쿠로이츠 키츠미(黑一 械美)


종족:인간(겹쳐버린 자)


성별:여성


나이:외견상 22살. (진짜 나이는 까먹었다)


직업:작가(호러/스릴러 부문)&헌터(멋진 신세계~올더스 헉슬리~)


능력:모든 종류의 쇠를 먹어치우며, 그 쇠의 특성을 몸에 반영할 수 있다. 어떤 면에서는 요시타카의 능력과 비슷. 단단한 육체를 이용한 격투기나 몸에서 거대한 쇠의 바늘을 뽑아내는 식으로 적을 공격한다. 상대가 기계류라면 옳다쿠나하고 먹어치우기도 한다. 단, 불이 약점.


상세:유메미나가 저택에 거주하는 여성. 쇠의 특성을 가진 덕분에 그녀의 방바닥에만 아주 두꺼운 철이 깔려있다. 대소환 전에는 평범한 직장여성이었으나 대소환 이후 몸에 불가사리가 겹쳐져 쇠만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체질이 된다. 그럭저럭 익숙해진 뒤에는 직장때부터 꿈꾸던 작가로 전향했다. 헌터들 사이에서는 '강철의 힘'으로 꽤나 유명하다. 아시아라이 저택의 주민들 대부분과 안면이 있다.(마사라이 제외) 


초창기 편집부에서 지여준 펜네임은 '더 블랙 원'. 은근히 맘에 들어하기 때문에 이걸로 타격을 줄 수는 없다.


[참고전설-불가사리]


쇠를 먹으며 자라고, 때문에 몸은 단단하기 그지없으며 털이 바늘처럼 뾰족하다. 어떤 도검으로도 벨 수 없는 강한 육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불가살(不可殺)이'(죽일 수 없다)라는 이름이 붙었다. 유일한 약점은 불(火). 불가사리라는 이름은 '불(火)가살(可殺)'(불로 죽일 수 있다)이기도 하다.


전승되는 이야기 중 하나에서는 탁발을 하던 승려가 밥알을 이겨 불가사리를 만들고, 그 집의 주인에게 "불가살이화가살(不可殺以火可殺, 죽일 수 없지만 불로 죽일 수 있다)"이라는 글을 남겼다 한다.


'송도 말년에 불가사리'라는 말이 있다. 무식하고 패악한 자를 빗대는 표현, 혹은 무언가 나쁜 일이 일어나기 전에 보이는 불길한 징조를 가르킬 때 쓰인다. 고려가 망할 무렵 송도(개경)에 불가사리가 나와서 소란을 피웠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말이다. 여기서 볼 수 있듯 불가사리는 혼란한 사회상을 반영한 괴물이다. 주식이 쇠붙이(무기)인 점에서도 전란에 시달리는 민초들의 고통을 엿볼 수 있다.


나쁜 꿈을 먹어치우는 맥과 유사하게 취급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