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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창작/언라이트

[콥우닝]흡연자는 니코틴이 부족하면 초조해져

담배곽은 텅 비어있었다. 눈살을 찌푸리며 껍데기만 남은 종이쓰레기를 확 구겨버린 콥은 니코틴을 갈망하는 입술을 혀로 핥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여간 이런 때일수록 담배가게가 보이지 않는다니까. 투덜거리며 머리를 헝크리고는 가게가 있을 법한 장소를 찾아 무작정 거리를 걷는다. 시간이 갈수록 더해지는 초조함에 짜증마저 느끼던 콥의 걸음이 멈춘 곳은 어느 벽돌건물 아래였다. 담배를 판다는 표식은 없다. 그런데도 다짜고짜 건물 안으로 밀고들어간 콥은 이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올라 낡은 목재 문을 벌컥 열어젖히기까지 했다. 

"어이, 담배." 
"...느닷없이 누군가 했더니..." 

당돌한 요구에 사무실의 주인이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짓는다. 창문조차 열려있지 않은 방에 고인 담배연기가 탁하게 일렁였다. 또 뭔가를 골몰히 생각하고있던 모양이다. 덕분에  흡연욕구를  보기좋게 자극당한 콥은 초조함을 감추지 않으며 브라우닝에게로 다가갔다. 재떨이의 담배는 거의 다 타들어가 연기만 슬금슬금 토해내고 있었다. 

"한 개피 정돈 남아있겠지?" 
"미안하지만 저게 마지막이야." 

연기라도 들이마시고 진정하게-라며 손에 든 서류로 시선을 돌리는 탐정의 멱살을 붙잡고 아직 입 안에 고여있는 회색 연기를 빨아들이며 곳곳에 숨어있는 니코틴의 잔재를 핥는다.  그것이 서로간의 타액을 교환하는 행위로 변질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