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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창작/세포신곡

트위터 조각글 모음집 03

-세포신곡 본편DLC은자막간까지의 스포일러. 

-막간컾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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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하츠토리 하지메는 암흑 속에서 눈을 뜬다. 피부를 태우던 열기는 어느새 사그라들었다. 때맞춰 도착한 소방대의 눈부신 활약으로 구조됐을─ 턱은 없다. 숨을 들이마쉬고, 내쉰다. 허리 아래로 돋아나 있는 두 개의 긴 다리가 이종의 촉수처럼 생경하게 느껴졌다.

노리유키.

소리 내어 불러본다. 반향은 없다. 어둠이 재빨리 목소리를 낚아채어 먹어버린 것 같았다. 갸웃, 하고 고개를 기울인다. 아무도 그 행동을 해석해주지 않아서 하츠토리는 다시 고개를 되돌렸다. 코에 와닿는 향은 없다. 와닿는 색채도 없다. 그토록 강렬했던 폐막의 순간에 비하면 볼품없는 장소였다.

노리유키.

대답 대신에 근처에서 뭔가가 쓰러지는 소리가 났다. 아마도 표면이 조금 단단하고 면적이 넓지만 그리 무겁지는 않은 물체. 하츠토리는 천천히 손을 뻗어 그곳을 더듬었다. 물체의 윤곽을 파악하는 데에는 그리 신중한 추리력이 요구되지 않았다.

아마도 책이다.
하지만 무슨 책이지.

생각보다 먼저 손이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표지를 넘기니 팔락, 하고 종이 넘어가는 소리가 났다. 페이지가 빛난다. 피어오른 색채가 형태를 갖춘다.

아.

이건 도감이다. 하지메는 어렵잖게 제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불어오던 바람, 흔들리던 잎사귀, 그 그늘 아래에 서있던 한 명의 그림자, 페이지 하나하나 살아숨쉬던 다양한 모습의 생명체들까지.

잠시 바라보다 책을 덮는다. 두꺼운 표지는 텁, 소리를 내며 모든 형체를 삼켰다. 하지메는 도감을 들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어 두 손으로 도감의 가장 윗부분 끄트머리만을 잡는다. 손끝에 도감 하나 분의 무게가 묵직하게 실렸다.

그대로 손을
놓으



도감이 소리 없이 아래로 아래로 가라앉는다. 색채와 빛이 영원히 사라졌다. 하츠토리 하지메는 그 멀어지는 소실점을 응시하며 짧게 웃었다. 지고천 연구소의 어느 누구도 목격하지 못한 표정으로. 그를 인간이라 부른 친우조차 눈 앞에서 목격했더라면 당혹감을 느꼈을지도 모를 눈빛으로.

넌 됐어.

그대로 앞으로 걸어나간다. 이어진 목소리는 평소처럼 차분했다.

노리유키.

돌아오는 대답이 없었다. 하츠토리 하지메는 좀 더 그를 찾아보기로 했다. 그가 자신을 홀로 둘 리 없으니까. 그와 같이 가기로 정했으니까. 잊은 약속을 다시 들려주기로 했으니까.

오랫만에 걷는 걸음이 조금 어색했다.

 

#02 첫번째로_멘션온_캐릭터가_두번째로_멘션온_캐릭터의_상황에서_세번째로_멘션온_캐릭터의_대사를_한다

 

날씨가 좋군.
세오도아 리들은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며 담배연기를 빨아들였다.
3시간 전, 일본 도쿄에 신기루 현상을 조사하러 왔다가 되려 그 속에 빨려들어온 자 치고는 제법 여유로운 태도였다.

아니, 그치만 어쩔 수 없잖아. 난 죽지만 못할 뿐이지 다른 능력은 LDL 최하층일 정도로 시시하단 말야.
게다가 억수같은 여름 장마 빗줄기 속에 일렁임이 숨어있으면 그 누구라도 눈치 못 챌걸.


자기 변명같은 생각을 거듭한다. 신기루 바깥의 멤버들이 뭔가 묘수를 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럭저럭 3시간 동안 떨어진 자리에서 죽치고 있어도 아무런 반응이 없으니, 이쪽은 이쪽대로 움직여야 할 듯했다.

그럼 어디로 가야 할까. 세오도아 리들은 다 타들어간 담배를 휴대용 재떨이에 비벼끄고는 먼 풍경을 바라보았다. 호수가 바로 곁에 있는 숲은 적당히 서늘하고, 완만한 능선을 타고 곧게 뻗어진 길 위에는 인적 하나 없다. ……아니, 아니다. 잘 들어보면 자신이 있는 뒷쪽에서 누군가가 다가오는 사람 발소리가 들린다. 저 사람에게서 정보를 좀 얻어볼까. 그런 생각으로 시선을 뒤로 돌렸을 때였다.

"디타, 디타! 엄청 더워보이는 복장의 사람이 있다냐!"
"우와, 정말이네! 안녕하세요! 당신은 여행자인가요?"

손에 들고있던 휴대용 재떨이가 떨어진다.
연보라색 머리카락을 질끈 묶고 깃털로 머리를 장식한 붉은 눈의 소년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저기, 어딘가 안 좋아요?"
"디타~ 이 사람 열사병일지도 모른다냐."
"우와, 그건 큰일인데!"

소년과 고양이(를 닮긴 했는데, 그렇게 불러도 되는 생물일까?)가 조잘조잘 이야기를 나눈다.
세오도아 리들은 다시 한 번 담배를 꺼내피우려고 하다가 실패했다.
아까 그 담배가 마지막 한 개피였던 것이다.

"…사이, 좋네."
"뭐냥, 디타. 이 사람이랑 아는 사이냥?"
"으음~? 으으음~~? 잘 모르겠어. 죄송해요! 우리 전에 만났던가요?"

소년의 얼굴은 천진난만하다.
그게 너무나도 당연하게 마음 속을 휘저었다.

*

[세오도아 리들]이 [오토와 루이]의 상황에서 [사네미츠]의 대사를 한다.

 

#03 (막간컾)

 

세오.
왜 그래요.
더운데 같이 누워있을까.
그래요.

세오도아 리들은 그렇게 말하고 루메르트의 침대에 누웠다. 잘 말리고 풀을 먹인 침대보가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냈다. 그야 당연하지. 누가 누구를 위해 세탁한 물건인데….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손이 잡혔다. 주름지고 거칠어진 노인의 손이다.

세오도아는 그 손을 맞잡았다. 이상하게도 먼 예전부터 이랬던 것 같기도 하고, 하루 아침 사이에 모든 것이 변한 느낌이기도 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 이 순간 손을 맞잡을 수 있다는 사실이겠지. 응, 거기에만 집중하도록 하자.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공기는 조금 더웠다.

덥네요.
그러게.
얼음 주머니 가져올까요.
됐어.
네.

마주잡은 손은 천천히 따뜻해졌다.

그러고 보면.
응.
토마토가 잘 익었어요.
그래?
수확해서 같이 먹을까요.
그래. 무리하진 말고.

세오도아는 멍하니, 어제 오후에 둘러보았던 토마토 밭을 생각한다. 그리고 햇살 아래 매끈하게 빛나던 붉은 껍질을 떠올렸다. 반으로 가르면 잘 익은 과육이 보이겠지. 그걸 생으로 먹기엔 루의 이빨이 많이 약해졌으니까 갈아서 주스로 만드는 편이 좋겠어. 아니면 스튜를 만들까. 고기도 양파도 감자도 있으니까. 오랫동안 뭉근하게 끓여서.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서서히 잠기운이 몰려든다. 세오도아는 별달리 저항하지 않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
…….

눈을 뜬다.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하늘은 여전히 맑지만 기온이 조금 내려간 것이 느껴졌다. 피크 타임은 지나고 더위가 한 풀 꺾인 모양이다. 세오도아는 평소처럼 기지개를 쭉 피며 하품을 하려다가, 문득 깨달았다.

루메르트의 손이.

루?

답이 없다. 아마도… 잠들어서… 그런… 거겠지……. 생각이 이 이상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것처럼 늘어진다. 눈이 천장에 고정된 채 꼼짝도 하지 않는다. 괜히 손에 힘을 주어 맞잡아보면, 묘한 고무같은 감촉이 남았다.

루.

토마토, 토마토 먹어야죠.

수확 먼저 하고 올까요? 내가….

내가. 금방. 말을 이으려던 목소리가 끊어진다.
세오도아 리들은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다 느릿느릿 고개를 돌렸다.
루메르트 오토마이어는 마치 잠든 것처럼 편안한 얼굴이었다.

그 얼굴을 바라보다 중얼거린다.

기다려줄거죠.

죽은 사람은 아무런 답을 주지 않는다.
세오도아는 의연하게 버티려다가, 실패했다.

 

#04 첫번째로_멘션온_캐릭터가_두번째로_멘션온_캐릭터의_상황에서_세번째로_멘션온_캐릭터의_대사를_한다 

 

!!약고어 주의!!

 

털썩.

등허리 아래의 감각이 없는 건 굉장히 생소한 일이구나, 라고 하루키는 깨닫는다. 그래, 이런건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지. 현실에서 5cm 정도 허공을 유영하는 사고방식은 범람하는 핏물조차 따라잡지 못했다. 한 박자 늦게 젖은 고기덩이 같은 것이 바닥에 내팽겨쳐지는 소리가 난다. 아토 하루키는 시선조차 던지지 않는다. 이미 수복 불가능이기 때문이다.

이것 참. 천사는 강하구나!

멀리서 칼날이 번쩍이는 듯한 빛이 보인다. 루이가 분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나도 가야지. 손을 짚고 가법게 몸을 일으키려다 실패한다. 아차, 나 지금 허리 아래가 없지. 그래서 허벅지도 없고 발목도 없어. 피도 너무 줄줄 흘러서 머리가 슬슬 어지럽고. 어라… 혹시 나 위기 상황인가? 러너즈 하이처럼 꿈틀거리던 뇌혈관에서 서서히 피가 빠진다. 아토 하루키는 눈꺼풀을 감았다 뜰 힘조차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웃었다.

그렇구나. 이렇게 되는 거구나.
음.

......
.........

멀리서 빛이 내려온다. 좀 더 눈을 크게 떠서 보면, 그건 날카로운 검날의 형태를 하고 있다. 검도는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배운 것이라던 루이가 늘 탐탁치 않은 얼굴로 가지고 다니던 한 자루 칼. 그런건 필요없어, 내 힘이 있잖아. 라고 해도 고집스럽게 버리지 않던 무기. 그것을 처음으로 손에 넣은 날에 오토와 루이는 어떤 얼굴로 어떤 말을 했던가.

「네 안에 내가 아는 아토 하루키가 있다면」
「나는 너를 지켜내겠다.」

그 맹세에는 분명 자신의 생명을 걸어서라도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가─.

"아니."

목소리는 의외로 매끄럽게 나온다. 아토 하루키는 천천히 눈을 뜨고, 천사가 있는 방향을 본다.

"내가 너에게 바란 건 그런 게 아냐, 루이."

의지가 맥동한다. 혈관과 고기와 뼛조각 끝에서 덩굴이 넘쳐흐르듯 기어나온다. 피부 한 장 아래에 포장되어있던 인간성이 변질된다. 변모한다. 뒤틀려 엉겨붙으며 무언가의 형상을 갖춘다. 몸의 오버 플로우를 견디지 못한 안구의 실핏줄이 전부 터져 시야가 새빨갛게 변했다가, 이내 가라앉았다. 그것이 외부에서 보기엔 흰자가 검게 물든 것처럼 보인다는 건 알 바가 아니었다. 하체의 덩굴은 점점 굵어지고 똬리를 틀며 거대한 뱀의 형체가 되어간다. 그래, 나의 동포들아. 옛부터 천사를 상대하는 건 무엇이었지?

"그런 약속은 한 적 없어."

피로 물든 뱀이 몸서리를 한 번 친다.

"걱정 마. 이런 걸로 책임을 져달라고 할 정도로 연약하지 않으니까."

그리고 악마가 비상했다.


*

[E루키]가 [하츠토리]의 상황에서 [우츠기와 [루이] 대사를 했습니다.
우츠기와 루이 대사 조금 변형했습니다. 

 

#05 

 

아. 또 카노 씨가 뭐라고 하겠군.

아토 하루키는 이제는 익숙하게 느껴지는 아득한 감각 속에서 가벼운 한숨을 쉬었다. 어디보자, 처음에는 춤을 췄었나. 두 번째에는 산해진미같은 음식을 다 버려두고 도넛만 먹였었고. 그때 다음은 없다고 했으니 이번에는 어떤 꼴을 당할 지 모르겠네. 어쩌면 이번에야말로 칼질을 당할지도 모르겠는걸. 그렇지만 카노 씨. 앞의 사건들에 비하면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정도는 가벼운 거 아닌가요. 여름 햇빛을 지나치게 오래 받는 바람에 열사병 증상이 일어나서 벌어진 일이라고 하면, 나도 좀 기가 막히긴 하지만….

……조용하다.

카노 아오구가 방침을 바꾼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짐작이 틀렸고 이건 단순한 한순간의 꿈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아토 하루키는 일말의 기대와 의아함이 섞인 상태에서 눈을 뜬다. 하얀 하늘에 하얀 새들이 한가득 날개짓하며 날아가려다 녹아서 하얀색 정마름꼴 모양의 무늬가 되어가는 공간. 그걸 배경으로 삼듯이 누군가가 서있었다.

늘어진 하얀 천이 얼굴을 가리고 어깨를 덮고있다. 따라서 신원의 추측은 대략적으로만 가능했다. 안쪽에는 수수한 디자인의 양장. 겉에는 일본식 하오리를 걸친… 제법 묘한 복장이었다. 마름모꼴에서 형태를 바꾼 새들이 일제히 날개짓하는 바람 탓일까. 조금 흔들리는 얼굴의 천 사이로 살짝 긴 갈색 머리카락이 보인다.

…아, 혹시.
웃고있는… 건가?

천의 흔들림이 멈춘다. 늘어져있던 자의 손이 천천히 허공을 가르듯 위로 올라왔다. 그 손끝이 얼굴에 늘어진 천을 걷어올렸다. 순간 세계가 천만분의 1의 속도로 모든 장면을 꼼꼼하게 재생하기 시작했다. 아토 하루키는 고요한 날개짓 소리가 끔찍할 정도로 길게 늘어나 오류음처럼 끊겨가는 소리를 듣는다. 그건 일종의 경고음과도 닮았다. 타인의 손끝이 움직인다. 천 끝이 올라간다. 얇은 입술이 보인다. 인중이 보인다. 코 끝이 보인다. 뺨이 드러난다. 그 위로, 위로, 위에서.

눈이
마주





"안돼!!!"
"하루키?"
"…어라?"

주변을 둘러보면 익숙한 풍경이다. 가죽 소파, 벽에 걸린 달력, 응접용 테이블. 낯설지 않은 벽지. 하루키는 주변을 두번 둘러보고서야 제 맞은편 자리에 앉아있는 오토와 루이를 발견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가 이마에 놓여있던 무언가를 조정해준다. 하루키는 그제사 자신이 냉패드를 붙이고 쓰러져있었음을 알았다. 마른 침이 넘어간다. 기절…했었구나. 뭐야, 음, 그런 거였나.

"미안, 이상한 꿈을 꿔서…."
"물부터 마셔라. 다들 걱정했다."
"아하하, 면목없네."

루이에게서 차가운 얼음물을 건네받는다.
기분탓일까. 조금 전 느꼈던 감각에 비하면 꽤나 미지근한 것처럼 느껴졌다.

 

#06 트친의_글을_내_문체로_써보기 

 

[원문 @요루님]

그래, 아토 하루키는 세계의 종말을 목도했다. 그것은 무너짐이었다. 깨짐이었다. 이른바, '사라짐'이었다. 신은 그에게 무엇을 바라는 걸까. 아토 하루키는 침묵했다.

[재편성 Ver]

사방이 무너진다. 산산조각으로 깨져나간다. 누군가「세계」라는 개념을 남김없이 부수려고 부던히 애를 쓰는 것 같았다. 사라진다는 것은 그런 거겠지. 그럼 이 모든 것을 지켜보는 자신은 무엇인가? 신에게 무언가 역할을 부여받은 것인가? 아니면 그저 우연히 남은 찌꺼기인가. 아토 하루키는 침묵했다.

*

[원문 @숙주님]
https://00characterlog.postype.com/post/9753972

[일부 재편성 Ver]

오토와 루이는 오토와 탐정사무소 나고야 지부의 소장직을 맡고 있다. 필연적으로 자유가 주어지는 시간은 사무소와 관련된 모든 업무가 공적으로 마무리 된 이후였다. 인적 한산한 병원 입구 앞까지 찾아와, 하루키가 입원한 병실을 바라보다 돌아가는 경험이 축적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물론 어찌어찌 수를 쓰면 들어가는게 아주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자신의 면회 권리와 아토 하루키의 휴식 중에서 무엇이 중한지는 루이 자신이 더 잘 알았다.

아토 하루키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

[원문 @나래님]
https://narea-storyboard.postype.com/post/10181066

[일부 재편성 Ver]

사네미츠의 스카프는 레이지의 목에서 놀랄 정도로 눈에 띄었다. 애초에 스타일이 다르니까 어쩔 수 없나. 하루키는 스카프 끝을 조금 매만지다가, 매듭을 바꿔보기도 하고, 종국에는 사네미츠를 향해 투덜거렸다.

"레이지가 마음에 들어하긴 하는데, 너무 눈에 띄잖아."
"그럼 이참에 새로 하나 맞출까?"

허망하게 스카프를 뺏기고 가벼운 매도까지 들었는데도 사네미츠의 목소리는 산뜻하다. 설레여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

[원문 @유성님]
https://divinecomedy-meteor.postype.com/post/9754610

[일부 재편성 Ver]

탕. 귀를 찢는 소리와 함께 불타버린 화약 특유의 탄내가 스며든다. 정상적인 발성의 범주에 들어가지도 못할 비명소리가 기괴하게 비틀려 사라졌다. 총을 싫어하고, 총소리를 싫어하는 아소 코지에게는 갑자기 찾아온 지옥 입문편이었다. 자연스레 표정이 일그러진다. 다만「왜」 총이 싫은지는 떠오르지 않았다. 그야, 싫은걸 싫어하는데 이유가 일일이 필요한가? 협박이라도 당한 모양이지…. 그러는 사이 카노 아오구가 가벼운 윙크와 함께 입을 움직였다.

빵야.

귀여운 효과음에 그렇지 못한 검은 물체가 제자리를 찾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