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창작/언라이트

[콥우닝]중독자 上

Mikyel 2017. 12. 21. 11:26

 

 불륜조사는 대개 비슷한 패턴으로 이루어진다. 의심과 의혹에 찬 의뢰인이 의뢰를 하고, 의뢰비가 입금된 것을 확인하면 조사를 시작. 일주일 정도 상대방의 행동경로를 파악하며 그 경로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체크하다보면 제 아무리 숨기려 해도 수상한 사람 한둘쯤은 꼬리를 밟을 수 있게 마련이고, 그럼 그 사람들에 대한 개별조사를 진행하여 간단한 인적사항과 함께 그들이 문제의 불륜상대라는 증거를 몇 개 잡아둔 뒤 의뢰인에게 건넨다. 중간에 이런저런 트러블이 섞이는 경우가 있긴 해도 두 사람이 극적인 화해를 이루거나 의뢰인이 갑자기 마음을 접어버리지 않는 한 의뢰비를 떼먹히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에 이번 의뢰 또한 그런 식으로 끝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렇게 끝나긴 힘들 모양이다. 어딘지 모를 낡은 건물 바닥에 사지가 묶여 방치된 채, 브라우닝은 마른 침을 삼켰다.

 

 

창문도 시계도 없이 의자 몇 개만 달랑 놓인 방. 손님을 모시기엔 너무나 높은 밀폐성과 흐릿한 피 냄새가 암시하는 불길함이 전등이 발하는 건조한 빛 아래에서 투명하게 꿈틀거린다. 마지막으로 보았던 풍경과는 확실하게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으슥한 뒷골목으로 사라지려는 남녀, 그들을 조심스레 쫓아가던 자신과 맞부딪친 험상궂은 사내, 그의 분위기가 심상찮아재빨리 도망치려는 순간 뭔가가 목덜미를….

 

 

“일어났네?”

 

 

한창 기억을 더듬어가던 와중에 문을 열고 들어온 누군가가 말을 건다. 아무리 많아봤자 스무 살 초반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화려한 금발의 남성은 분명 의뢰인의 아내인 중년 부인과 몇 번이고 밀회했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쪽에서 아는 체를 했다간 자신의 수상한 행적을 스스로 자백하는 꼴이 되어버리므로, 브라우닝은 짐짓 우스꽝스럽게 몸을 뒤틀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실례지만… 자넨 누구고, 이 상황은 뭐지?”

“시치미 떼지 마. 그동안 우리 고객님을 졸졸 따라다니면서 뒤를 캔 거, 아저씨잖아?”

“고객? 따라다녀?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데.”

“하하, 변명할 거면 이 수첩부터 제대로 챙겼어야지.”

 

 

툭, 하고 눈에 익은 수첩이 떨어진다. 여자의 입을 막는 데에는 물량공세가 제일이라며 상대방의 일거수일투족을 낱낱이 조사해달라던 의뢰인이 따로 준비해준 수첩. 그 안에는 분명 조사를 시작한 며칠간 중년부인이 만난 인물들의 특징을 최대한 세세하게 적어놓았을 터다. 부인과 몇 번이고 밀회한 저 남자는 당연히 몽타주에 가까운 수준의 묘사가 되어 있다. 저걸 소지하고 있었음을 들킨 시점에서 나는 당신과는 아무 관계없는 일반인이라고 발뺌하기는 힘들 터였다. 사지가 묶여있는 것도 저 수첩을 들킨 게 원인이겠지. 그렇다고 의뢰에 얽힌 내용을 줄줄 얘기하는 것도 영 모양새가 좋지 않은데다 차후 자신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여지가 있었으므로, 브라우닝은 최대한 침착하게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건 내 물건이 아닐세. 누군가가 떨어뜨린 걸 주웠는데, 그 안에 그려진 얼굴이 자네와 닮았다 싶어서 호기심에 따라다니고 있었던 것뿐이야. 물론 경솔한 행동이었다는 건 인정하겠네만 이렇게까지 민감하게 굴 필요는 없지 싶은데?”

“주웠다…. 언제?”

“오늘 아침.”

 

 

의자 등받이를 톡톡 두드리던 남자가 히죽 웃었다.

 

 

“거짓말 하지마. 일주일 전부터 따라다녔잖아?”

 

 

그걸 어떻게, 라고 생각하기도 전에 단단한 구두 끝이 브라우닝의 이마를 찢었다. 머리를 뒤흔드는 충격에 의식이 일렁이고 이명이 울리는 사이 남자가 문가로 다가가 누군가를 불렀다. 저기서 나오는게 중년 부인이고, 둘이서 나에게 한바탕 욕을 퍼붓고 이 방을 나가는 걸로 끝나면 좋으련만. 브라우닝의 고통 섞인 바람에도 불구하고 쇳소리를 토해내는 철문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예의 그 험상궂은 남자였다. 

 

 

“일단, 여기저기 좀 패봐. 그래야 말할 마음이 들겠지.”

“자, 잠깐만 기다려….”

 

 

뒤늦은 반론의 여지도 없이 성큼성큼 걸어 들어온 남자가 브라우닝의 복부를 걷어찬다. 그 일격을 신호탄 삼아 이어지기 시작한 폭력은 나름 산전수전 겪었다 자부하는 브라우닝조차 견디기 힘든 것이라, 한가로이 손톱을 다듬던 남자가 인심 썼다는 듯 폭력을 중지시켰을 무렵의 그는 어린아이가 장난 삼아 소금을 부어놓은 한낮의 민달팽이나 다름없는 상태가 되어있었다. 군화에 찍혀 찢어진 머리와 코, 입술에서 흐른 피가 나무 바닥을 어지럽힌다. 금발의 남자는 그것이 썩은 음식물에서 배어나오는 역겨운 습기라도 되는 것마냥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노골적으로 투덜거렸다.

 

 

“야, 바닥이 엉망이잖아!”

“죄송합니다.”

“나 참…. 조심 좀 하라니까. 그 양반 아직 기절 안했지?”

“안 했습니다. 숨도 붙어있습니다.“

“오케이. 아저씨, 들려? 야, 좀 일으켜 세워봐.”

 

 

남자의 말에 충직하게 고개를 끄덕인 부하가 브라우닝의 머리채를 통째로 붙잡아 끌어올린다. 전신을 불태우는 통증도 모자라 두피가 통째로 뽑혀나가는 고통까지 얹어주는 그들의 행각에 브라우닝이 가까스레 신음을 토하자 남자가 짐짓 유감이라는 듯이 어깨를 으쓱였다.

 

 

“아프지? 미안. 내가 번거로운 걸 좀 싫어해서 말야. 이제 좀 자백할 마음이 들어?”

“……오.”

“어, 뭐라고? 좀 크게 말해보지?”

“오, 해… 나는, 정말로… 아무 상관….”

“…….”

 

 

남자는 질렸다는 표정을 지으며 등받이에 털썩 몸을 기댔다. 브라우닝은 브라우닝대로 핏빛 언어를 토해내며 필사적으로 자신의 무고함을 알리려 했지만, 찢어진 입술과 혓바닥으론 그럴 듯한 단어를 토해낼 수 없어 바닥에 핏자국만 늘리는 꼴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얼마가 지났을까, 여전히 브라우닝을 짜증 가득한 시선으로 쳐다보던 남자는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손바닥을 경쾌하게 맞부딪쳤다.

 

 

“야, 우리 자백제 써볼까?”

“자백제? 그런게 있었습니까?“

“옛날 영화에서 봤어! 아무리 고문해도 말하지 않는 스파이에게 약물을 주입해서 사실을 실토하게 하는 거지!”

“…그런 약이 있었습니까?”

“멍청아! 우리 약 있잖아! 그걸 주사하면 더 이상 거짓말도 못하겠지,”

“약을 그런 데에 써도 괜찮을까요?”

“뭐 어때? 이걸로 이게 누구의 끄나풀인지 알게 되면 좋고, 만약 우리가 잘못해서 정말로 무고한 사람이었다면 그건 그것대로 손님이 하나 늘어나는 거니까 좋고, 이 아저씨도 아픈 거 없이 명백한 사실만을 말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됐으니까 적당히 하나 가져와봐! 빨리!”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남자는 공손한 말투와는 정반대되는 거친 손길로 브라우닝의 얼굴을 바닥에 내던지다시피 하며 방을 나갔다. 얼마 뒤 다시 돌아온 그의 손에는 수상쩍은 탁한 액체를 한껏 머금은 플라스틱 주사기가 들려있었다. 그것을 정말로 주사해도 괜찮을지 다시 한 번 금발의 남자에게 확인받은 뒤, 남자는 브라우닝의 미약한 저항을 철저히 묵살하며 뒤로 돌려 묶여진 그의 소맷자락을 찢어 능숙한 솜씨로 주삿바늘을 꽂았다.

 

 

 

 

그리고 달콤한 지옥이 흘러들어왔다.

 

 

 

 

이미 몇 번이고 내던지고 짓밟혀 완전히 쇳덩어리로 전락한 시계로 테이블 귀퉁이를 끊임없이 내리친다. 한때는 심플한 모습을 자랑했지만 지금은 탁자 귀퉁이를 쥐가 쏠아먹은 것 마냥 뭉개는 용도 그 이상도 이하도 될 수 없는 신세로 전락한 탁상 시계가 가냘픈 금속성의 비명을 질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산산조각 나버린 시계를 향해 영문 모를 욕설을 토해내며 머리를 헤집던 브라우닝은 이내 있는 힘껏 탁자를 걷어찼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잠깐 튕겨 오른 탁자가 무겁게 바닥을 내려찍으며 근처를 구르던 작은 병을 박살냈다. 브라우닝은 비명을 지르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바짝 바른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피 맛이 배어나왔다.

 

 

벌써 삼일이 지났다. 그 날 약에 취한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말했는지 기억은 할 수 없지만 어쨌든 그들은 브라우닝을 죽이는 대신 인근 뒷골목에 던져놓았고, 아침 해가 뜨고도 한참 시간이 지난 뒤에야 어마어마한 통증, 역겨움과 함께 눈을 든 브라우닝은 찌꺼기처럼 남은 황홀경과 여기저기 쑤시는 몸을 부여잡고 간신히 사무소로 돌아왔다. 아마 반나절은 죽은 듯이 잠만 잤을 것이다. 그리고 그 반나절간의 잠이 끝난 뒤 찾아든 것은 무시무시할 정도의 갈망이었다.

 

 

처음에는 약간 목이 마른 정도였다. 하지만 아무리 물을 마셔도 갈증이 가시지 않았다. 머리도 은근히 지끈거렸다. 어쩌면 그들이 주사한 약의 후유증일지도 모른다는 으슬으슬한 불안감을 애써 무시하며 얼굴의 상처를 소독하고 있자니 심각한 현기증이 덮쳐들었고, 결국 반창고 하나 변변히 붙이지 못하고 소파에 힘없이 드러누운 브라우닝은 채 치료되지 못한 상처에서 스미는 통증과 마른 입 너머로 끝없이 끓어오르는 헛구역질을 억누르며 한참을 앓아야했다. 눈두덩이가 뜨겁다. 위벽이 따끔거린다. 이따금 손과 발이 녹아 떨어지는 감각에 퍼뜩 눈을 떠보면 안개 낀 호숫가마냥 부옇게 익은 시야가 인식마저 흐려지게 만들었다. 그런 와중에 길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몇 배는 날카롭게 그의 신경을 자극했고 심장은 비정상적인 두근거림을 멈추지 않았다. 차마 침을 삼켜 목을 축일 여력도 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에 약을 원하는 속삭임이 있었다.

 

 

그것이 ‘좋지 않은’ 선택이라는 것쯤은 브라우닝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잘난 윤리의식은 고작해야 이성의 일부가 풍화되어가는 것에 대한 경종만을 울릴 뿐 바싹 달아오른 사막처럼 메마른 의식을 적시는 구원의 물줄기가 되어주지 않았다. 그래서야 코트 주머니에서 발견한 자그마한 유리 병 두 개와 주사기를 감히 깨버리는 극단적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을 리 없다. 현상을 유지하기 위한 인내심도 빠르게 고갈되어갔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을 때, 본능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브라우닝의 손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무지한 손이 헤맸던 것도 처음뿐이었다.

 

 

의미없는, 두서없는 생각을 회전시키며 중얼거리다 문득 달력을 찾는다. 의뢰인, 보고, 일주일. 단편적인 단어가 머릿 속에서 퍼덕거렸지만 갈기갈기 찢기고 구겨져 날짜조차 알 수 없는 달력은 엉망으로 뒤엉킨 생각을 조금도 정리해주지 못했다. 벌벌 떨리는 손으로 이미 종잇장에 불과한 달력을 쭉쭉 잡아 찢던 브라우닝은 식도를 타고 기어오르는 불쾌한 감각에 짧은 숨을 토하며 주저앉았다. 헐떡이는 숨. 뒤틀리는 내장. 지끈거리는 머리. 고통스러웠다. 모든 것이 고통스러웠다. 그 무엇보다, 두 병 분량의 구원을 이미 자신의 몸으로 삼켜버렸다는 사실이 가장 뼈아팠다. 그 고통에 벽에 머리를 박다시피하며 헛구역질하기를 몇 차례, 벌어진 입술 사이로 속절없이 흘러넘치는 위액이 목과 혀를 태우는 가운데 혈액과 뇌수 속으로 녹아들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쾌락을 어떻게든 더듬어 찾아내려는 듯 두 팔과 목을 미친 듯이 긁어대던 브라우닝의 등 뒤에서 느닷없이 초인종이 울렸다.

 

 

브라우닝은 침입자의 발소리를 들은 짐승처럼 고개를 들었다. 초인종 소리는 잠시 끊어지는 듯 하다 다시 이어졌다. 브라우닝은 느릿하게 몸을 일으켰다. 휘청휘청 걸어가는 발치에서 깨진 병조각이 빠직거리며 짓밟혔다. 방문자는 대답 없는 초인종을 누르는데 질렸는지 문을 난폭하게 두드려댔다. 브라우닝은 문을 여는 법을 잊어버린 것처럼 한참동안 놋쇠 손잡이를 서툴게 잡아당기다 마침내 손목을 비틀어 문을 열었다. 때마침 문을 걷어차려던 콥이 투덜거렸다.

 

 

“젠장, 있으면 있다고 대답을….”

 

 

말은 끊어졌다. 브라우닝은 오랫동안 그를 응시하다 몰려오는 역겨움을 이기지 못하고 손으로 입을 막으며 허리를 굽혔다. 그렇게 쓰러지려는 몸을, 콥의 팔이 거칠게 붙잡았다.

 

 

“어이, 탐정! 젠장, 대체 무슨 짓을 하고 돌아다닌거야?”

 

 

대답 대신 눅진한 위액이 역류하고 의식마저 함께 녹아내린 듯 정신이 아득해졌다. 위태로운 몸을 붙잡아주는 팔이 아니었으면 진작 바닥을 뒹굴었을 것이다. 결 좋아보이는 옷감에서는 희미하게 화약 냄새가 났다. 화약, 그게 뭐에 쓰는 거였지? 브라우닝이 탁한 눈을 깜박이는 동안 방 안의 참사를 목격한 콥이 거칠게 혀를 찼다.

 

 

“습격이라도 당했나? 이봐, 정신차려! 무슨 약이라도 맞은 것 마냥 흐물흐물해져선….”

“약….”

 

 

그 한 마디의 단어에 선명한 영상이 되살아난다. 짤강이던 작은 병. 안에서 찰랑이던 액체. 비닐 포장되어있던 주사기. 쭉 빨아올려 뽑아내면 바늘 끝에서 살짝 맺히고, 더듬더듬 팔꿈치의 혈관에 꽂으면 곧장 흐드러지게 피어나던 어질어질한 쾌감. 그 맛을 다시 한 번, 한 번만 더. 치열한 열망이 지글지글 몸을 달궈, 브라우닝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축 늘어져있던 손으로 콥의 팔을 힘껏 그러쥐었다. 죽은 사람같은 감촉에 언더 보스가 미간을 찌푸렸다.

 

 

“콥… 자네는 있지? 가지고 있지?”

“무슨 헛소리야?”

“아냐, 자네가 없을 리가 없어…. 자네는 마피아잖아? 보스잖아? 가지고 있지? 저런 약, 발에 채일 만큼 가지고 있지? 부탁이야, 하나만, 아니 두 개만… 조금만 넘겨줘. 금방 쓸테니까, 아니, 바로 갚을 테니까, 제발”

 

 

전형적인 중독자를 발로 차서 기절시키는 것 따위 콥에겐 일도 아니었다. 급소를 얻어맞아 힘없이 늘어진 브라우닝을 벽에 기대 앉힌 뒤, 콥은 엉망으로 뒤집힌 집안을 천천히 돌아보았다. 얼마 되지도 않는 공간은 어디 하나 성한 구석이 보이지 않았다. 뜯어진 벽지. 박살난 시계. 깨진 거울, 비뚤어진 소파와 테이블, 구석에 처박힌 담배 재떨이에 조각난 유리조각, 부러진 주사기.

 

 

“…….”

 

 

새까만 구두가 주사기의 파편를 짓밟는다. 한동안 그렇게 있던 콥은 쓰러진 브라우닝을 들쳐메고 사무실을 나섰다. 도중에 문을 잠그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랐지만, 이 탐정이 그럴싸한 귀중품을 가지고 있을 것 같지도 않거니와 그만큼 난장판이 된 장소에서 뭔가를 건질 만한 도둑이 있을 것 같지도 않았으므로 무시했다. 그보다 앞서 해결해야할 문제는 아직 잔뜩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