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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잔불의 기사]겨울에는 발자국이 남았지 봄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까 ※지우스X나견 ※본편 시점에서 약 3~4년 후 시점입니다. ※죽음을 향한 욕망의 묘사가 나옵니다. 나견은 시종 불만스런 얼굴이었다. "분명히 따로 제출하자고 했잖아요." "그랬지." 지우스는 그걸 딱히 달래주지도 않으며 미리 사왔던 붕어빵을 나견에게 내밀었다. 부루퉁한 시선의 주인이 잘 익은 빵을 바라보다가 손만 뻗어 쏙 집어갔다. 받아가기는 하지만 감사 인사는 하지 않는다… 꽤 화났군. 상대의 행동을 담담하게 판정한 지우스는 자신의 행동이 조금 많이 (여기서 더 객관성을 더하자면 심하게) 노골적이었음을 인정하기로 했다. 기사 둘의 휴가 날짜가 겹친다는거야 별난 우연으로 생각될 수 있어도, 한 명의 기사가 다른 기사의 휴가까지 같이 신청한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인과를 추적해보기 마련이다. 그걸 염려해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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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잔불의 기사]나의 사랑은 0.21그램 조용히 영혼을 태우는 숨결의 무게 ※지우스X나견 ※후세터 글의 수정 버젼입니다. ※나견 사망 설정입니다. 사람이 가진 영혼의 무게는 0.21그램이라고 한다. 어느 장의사와 의사가 입회한 자리에서 엄숙히 진행된 검증의 결과였다고는 하지만 신빙성은 누구도 알기 어려웠다. 아무도 그걸 재검증하려고 하지 않았으니 당연한 일이다. 하긴 때로는 백일하에 드러난 진실보다 살짝 그림자 속에 숨겨든 미지의 사실 쪽이 더 매력적인 법이고 지우스 또한 그 명제를 굳이 검증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나견이 죽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죽어버린 탓이다. 죽은 사람의 몸은 산 자들의 기도와 의식을 거친 뒤 땅 아래에 조용히 묻혔다. 묻혔다기보다 감춰졌다는 감각이 강한 것은 그 시체의 상태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나견의 시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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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가족을 사랑하지 않아도 됩니다 ※가정 내 무시, 가정폭력 등의 묘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자주 혼자 울었다. 내가 없으면 내 가족은 완벽한데 내가 있어서 너무 거추장스럽게 되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이를 좀 더 먹은 뒤에는 이런 가족이 아니었더라면 내가 좀 더 달리 자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우울과 자기연민이 폭주한 결과라고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지만, 그때의 나는 미숙했고 아무것도 몰랐다. 그래서 가족들의 애정이 오지 않는 상황을 슬퍼했고 가족이라는 틀에 들어갈 자격이 없는 자신을 비난했다. 고행을 거듭하다보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 고행승처럼 제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댔던 것이다. 가족만 철썩같이 믿고서. 오해를 피하기 위해 말하자면, 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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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신곡 [논커플링]완전식품은 완전인간의 동의어가 될 수 있는가 ※세포신곡 본편델씨은자막간까지의 스포일러 주의! "햄버거는 완전식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시나노 에이지가 물었을 때는 한창 점심 무렵이었고 유명한 햄버거 가게의 간판 메뉴를 하나씩 사냥해온 용감한 무리들(식욕에 의욕이 없는 한 명을 제외하고)은 공원 벤치에서 부스럭부스럭 포장을 푸르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고기의 비율이 높은 메뉴를 고른 이소이 레이지가 눈썹을 기울였다. "갑자기 뭡니까. 햄버거 가게에라도 흥미가 생겼나요?" "그건 아니지만." "아니지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어서!" 두 사람이 그렇게 조잘거리는 사이 아토 하루키의 머리가 재빠르게 검색결과를 내놓았다. 완전식품, 가공하지 않은 원료를 먹어도 인간에게 필요한 요소를 모두 섭취할 수 있는 식품. 대표적으로 우유, 달걀 등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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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신곡 [레이X하루]#매일매일_800자_챌린지(4) ※2023.06.02~2023.06.15까지 작성한 이소이 레이지X아토 하루키 연성 10편입니다. !!세포신곡 본편델씨은자막간 스포일러 주의!! 01. 손톱이 자랐던가? 아토 하루키가 문득 상념에 잠겼을 때는 주말 오후였고 이탈리아에서 건너온 레이지가 손님방에서 짐을 풀고 있을 때였다.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손톱깎이를 빌릴 수 있겠냐는 물음에 거실을 찾아보던 손길이 멈춘다. 아니, 애초에 마지막으로 손톱을 자른게 언제였더라? 아토 하루키의 내부 어딘가에서 한기를 머금은 이끼가 자라난다. 손톱, 발톱, 머리카락, 일상적으로 자라나 제거되는 인간 생장의 증거들을 목격한 적이 있었던가? 아니면 오리진은 그런 것조차 불필요한 "하루키 형."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아토 하루키는 콤마 몇 초의 판단으로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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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 [카노X아토]#매일매일_800자_챌린지(3) 2023.05.23~2023.06.01까지 작성한 카노X아토 연성 10편입니다. !!세포신곡 본편델씨은자막간까지 스포일러 주의!! 01. 아토 하루키가 수족관에 갔을 때는 평일 오후였다. 딱히 몸이 아프거나 한 것도 아니지만 이전의 임무건으로 시간외 근무가 너무 많이 쌓였다며 오토와 사무소 소장이 직접 휴가 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그야 좀 밤을 새긴 했지만, 여기저기 숨어다니느라 고생 좀 하긴 했지만, 마지막에 범인과 육탄전까지 벌이긴 했지만 그건 좀 형평성이 안 맞지 않나요?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고 그런 말을 한 댓가로 아토 하루키는 하룻동안의 근무 권한을 박탈당했다. 집을 청소할까, 식물을 돌볼까. 갑작스런 휴가 앞에서 서성거려보았으나 공교롭게도 집은 이미 깨끗했고 식물들은 한 점 나무랄 데 없이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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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신곡 [루이X하루]한밤중에 숨을 죽이고 당신을 찾아 트친 실버님(@ silver01125)과 '한밤중의 통화' 소재로 연성교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람이 한밤중에 눈을 뜨는 일은 특별하지 않다. 그 이유가 소음이나 악몽, 생리현상 때문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아토 하루키가 그 한밤중에 눈을 뜬 것은 그러한 이유가 아니었다. 그보다 더 물리적이고 확실한 무언가가 아토 하루키의 귓가를 때리고 있었다. 목구멍에서 제대로 발성되지 않은 한숨이 멋대로 꿈틀꿈틀 기어나온다. 혼몽한 의식을 헤치며 겨우겨우 눈을 뜨면 협탁 옆 작은 테이블에서 핸드폰이 반짝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오늘 알람 맞춰뒀던가. 근데 알람이라기엔 평소보다 몸이 무거운데. 몇 번의 헛손질 끝에 핸드폰을 잡고 가까스로 눈앞까지 가져와 발신인을 확인한다. 심플한 배경화면에 간결한 글자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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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하지만 글은 그림과 다르잖아요." ※동인계/커뮤계와 같은 취미활동 영역 속 글 연성과 그림 연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 "글은 그림과 달리 읽고 이해해야 하잖아요. 당연히 덧글을 달기가 더 어렵죠." 2010년대 초반의 일이다. 나는 카페 커뮤를 운영하는 운영진 중 한 명이었고 글 연성과 그림 연성 사이의 덧글 차이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그 시절에는 (혹은 그 시절에도) 글과 그림 사이의 극명한 관심차가 그리 드문 일도 아니었다. 나를 포함한 운영진들은 얼마간 논의를 거듭한 끝에 자신이 올린 게시글을 기준으로 위아래 각각 3개의 게시글에 덧글을 달자는 규칙을 세웠다. 익명의 회원이 반박을 제시한건 그 공지가 올라오고 얼마 지나지 않은 뒤의 일이었다. 그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글과 달리 그림은 한눈에 볼 ..